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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허위 종결된 장미란 실종사건…104일 만에  숙소 1㎞ 밖서 추정 시신 발견

백설화 선임기자 | 입력 26-08-24 14:33



지난 5월 제주에서 실종된 장미란씨(37)로 추정되는 시신이 실종 신고 104일 만에 발견됐다. 시신이 발견된 곳은 장씨가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숙소에서 불과 1㎞ 남짓 떨어진 곳이다. 담당 경찰관이 실제 연락도 하지 않은 채 "안전을 확인했다"고 허위로 사건을 종결하면서 중단됐던 초기 수색이 제대로 이어졌다면 더 일찍 발견할 수 있었는지를 둘러싼 책임 규명이 불가피해졌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24일 오전 10시46분쯤 제주시 한림읍 인근에서 합동 수색을 벌이던 경찰관이 장씨로 추정되는 시신 1구를 발견했다.

시신은 부패가 상당 기간 진행돼 육안으로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다. 경찰은 감식을 통해 정확한 신원을 확인하고 사망 원인과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현재까지 시신 상태 등을 토대로 범죄 피해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발견 장소는 장씨가 실종 전 장기 투숙했던 숙소에서 약 1㎞ 떨어진 곳이다. 걸어서 10여분이면 이동할 수 있는 거리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발견된 시신의 옷차림은 장씨가 실종 당시 입었던 검정 후드 집업과 카키색 운동복 바지 등과 유사하며 주변에서는 유류품도 발견됐다.

장씨는 지난 5월 12일 오후 10시15분쯤 제주시 한림읍에서 장기 투숙하던 숙소를 나선 뒤 행방이 끊겼다. 숙소 인근 폐쇄회로TV에 모습이 포착된 것이 마지막이었다.

장씨와 함께 지내던 남자친구는 사흘 뒤인 5월 15일 오후 6시43분쯤 제주서부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했다. 경찰은 신고 직후 장씨의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해 한림항 방향으로 이동한 사실을 파악했다.

그러나 당시 실종 신고를 담당했던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A경장은 장씨와 실제로 연락하지 않은 상태에서 신고자에게 "장씨와 연락이 닿았고 무사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씨가 자신의 위치를 남자친구 등에게 알려주지 말라고 했다는 내용도 전달했다.

실제 A경장과 장씨 사이에 통화가 이뤄진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A경장은 신고가 접수된 지 약 2시간30분 만인 같은 날 오후 9시16분쯤 사건을 자체 종결했다. 이어 경찰의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등록된 장씨 관련 관리목록도 삭제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A경장이 장씨를 사망자를 의미하는 "변사"로 입력했을 가능성까지 들여다보고 있다.

사건이 종결되면서 당시 112 신고를 받고 한림항 일대를 수색하던 파출소 직원들도 철수했다. 장씨를 찾기 위한 경찰의 수색 역시 멈췄다.

이후에도 장씨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다. 남자친구가 지난달 17일 다시 신고하려 했지만 기존 사건 기록에 장씨가 남자친구에게 연락처나 위치를 알려주지 말라고 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남아 있어 신고 접수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장씨 가족이 지난달 19일 서울에서 다시 실종 신고를 접수하면서 경찰 수색이 재개됐다.

사건은 A경장의 허위 종결 의혹이 드러나면서 급격히 확대됐다.

경찰은 지난 14일 A경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고 수사 과정에서 A경장이 담당했던 또 다른 실종사건에서도 비슷한 방식의 허위 종결 정황을 확인했다.

지난 7월 2일 실종 신고가 접수된 60대 남성 사건에서도 A경장은 실종자와 연락이 닿았으며 본인이 경찰관을 만나거나 가족에게 위치를 알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가족에게 말한 뒤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남성의 가족은 장씨 사건이 언론에 알려진 뒤인 지난 21일 경찰에 다시 신고했다. 남성은 이튿날인 22일 실종 신고 51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같은 날 A경장을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위작 및 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이어 24일 오전 5시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 등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경장은 긴급체포가 부당하다며 법원에 체포적부심을 청구했고 제주지법은 이날 오전 11시 심사에 들어갔다.

장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된 것은 A경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신청된 지 약 6시간 뒤였다.

특히 시신이 발견된 장소가 장씨의 숙소에서 1㎞ 남짓 떨어진 곳이라는 사실은 경찰의 최초 대응을 둘러싼 논란을 더욱 키울 수밖에 없다. 장씨 실종 직후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한림항 방향으로 이동한 사실까지 파악했지만 담당 경찰관이 사건을 종결하면서 수색은 중단됐다.

경찰은 A경장이 지난해 3월부터 담당했던 다른 실종사건에서도 허위 종결이나 전산 기록 조작이 있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실무 담당자가 실종사건을 임의로 해제할 수 있었던 관리 시스템도 개선해 앞으로는 팀장이나 과장 등 관리자의 확인을 거쳐야 사건을 최종 해제할 수 있도록 이중 확인 절차를 도입하기로 했다.

장씨 추정 시신의 정확한 신원과 사망 시점은 감식 결과를 통해 규명해야 한다. 동시에 최초 실종 신고가 정상적으로 처리돼 수색이 계속됐다면 발견 시점을 앞당길 수 있었는지, 허위 종결 이후 석 달 넘게 사건이 걸러지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도 경찰이 밝혀야 할 핵심 쟁점으로 남았다.

백설화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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