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이태한 특별검사팀이 24일 서울 서초동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업무를 시작했다. 최대 165명 규모의 수사팀을 꾸릴 수 있는 특검은 준비 기간을 거쳐 다음 달 초 본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이날 서울 서초구 서초동 더베이스서초빌딩에 임시 사무실을 마련했다. 지상 15층 규모 건물 가운데 7층부터 15층까지 9개 층을 사용한다.
이태한 특검과 특별수사관 등은 이날 오후부터 사무실에 출근해 수사 인력 구성과 사건 기록 확보 등 본수사 준비에 들어갔다. 이 특검은 지난 18일 임명됐다.
특검팀의 우선 과제는 수사 인력을 확보하고 조직을 갖추는 것이다. 선관위 특검은 특별검사보 5명과 특별수사관 70명, 파견검사 20명 이내, 파견공무원 70명 이내 등 최대 165명 규모로 구성할 수 있다.
특검은 특별검사보 후보자 선정과 함께 검찰·경찰 등 관계기관에 수사 인력 파견을 요청하고 있다. 경찰에는 과학수사 인력과 장비 지원을 요청했으며 검찰에도 검사 파견을 요청한 상태다.
기존 수사기관이 진행해 온 선관위 관련 사건을 넘겨받기 위한 준비도 진행한다. 사건 기록과 압수물, 수사 진행 상황 등을 확인한 뒤 본수사에 들어가면 사안별로 수사팀을 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이 들여다볼 대상은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비롯해 투표 통계 조작 의혹, 선관위 관계자들의 외유성 출장 의혹, 부정 채용과 승진 특혜 의혹, 수의계약 특혜와 업체 유착 의혹 등 모두 12개 사안이다.
이 가운데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특검 수사의 주요 대상이다. 선거 당일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지연되거나 선거 관리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선관위의 사전 준비와 대응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투표용지와 투표 통계를 둘러싼 의혹도 수사 대상에 포함된다. 특검은 관련 자료를 확보해 실제 선거관리 과정에서 위법 행위가 있었는지와 담당자들의 책임 여부를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 관리와 별개로 선관위 내부 인사와 계약을 둘러싼 의혹도 수사한다.
부정 채용과 승진 특혜 의혹을 비롯해 특정 업체와의 수의계약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는지, 선관위 관계자와 업체 사이에 부적절한 유착 관계가 존재했는지 등이 조사 대상이다. 외유성 출장 의혹에 대해서도 출장 목적과 비용 집행 과정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특검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현장 확인도 검토하고 있다.
이 특검은 이날 임시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추진하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개표소 현장검증에 특검팀이 참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검증에 참여할 경우 특검이 어떤 범위까지 자료를 확인하고 조치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법리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검에게 주어진 수사 준비 기간은 최대 20일이다. 이 기간 동안 특검보와 특별수사관을 선발하고 파견검사와 공무원을 확보해 수사팀 구성을 마쳐야 한다.
준비 작업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다음 달 초 본수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본수사 기간은 기본 90일이며 필요할 경우 30일씩 두 차례 연장할 수 있어 최장 150일까지 수사가 가능하다.
수사 범위가 12개 사안에 걸쳐 있는 만큼 기존 검찰과 경찰 수사자료를 얼마나 신속하게 넘겨받느냐도 초기 수사의 속도를 결정할 변수다. 선거 현장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문제부터 선관위 내부 인사와 계약 의혹까지 성격이 서로 다른 사건을 동시에 다뤄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단순한 선거관리상 착오였는지, 관리 책임이나 위법 행위가 있었는지를 구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투표 통계를 둘러싼 의혹 역시 실제 자료와 선거관리 기록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가리는 것이 우선이다.
서초동 임시 사무실이 가동되면서 선관위 특검은 사실상 출발선에 섰다. 앞으로 최대 165명 규모의 수사팀이 갖춰지고 기존 수사기관의 기록이 넘어오면 12개 의혹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된다. 선거관리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와 선관위 내부 비위 의혹 가운데 무엇이 수사를 통해 사실로 확인되는지가 이번 특검의 핵심 과제가 됐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