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박위가 KTX에서 휠체어를 타고 내리다 발생한 낙상 사고의 CCTV 영상을 공개한 뒤 논란에 휩싸였다. 사고 예방을 위해 문제를 알리겠다는 취지였지만 자신을 돕던 사회복무요원의 모습과 사과 장면까지 공개한 것을 두고 비판이 이어졌다. 박위가 영상을 내리고 사과한 뒤에도 논란은 강연 취소와 구독자 감소로 번졌고, 박위를 둘러싼 비판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 신화 김동완까지 다시 입장을 내놨다.
사고는 지난 14일 발생했다. 박위는 KTX에서 휠체어를 이용해 하차하던 중 이동식 경사로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휠체어가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박위는 일주일 뒤인 2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위라클"을 통해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사고 순간과 함께 현장에서 사회복무요원이 박위에게 사과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박위는 휠체어 이용자가 열차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승하차 환경과 안전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로 영상을 공개했다.
하지만 영상이 공개된 뒤 사고 자체보다 공개 방식이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휠체어 이용자의 안전 문제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과 함께 현장에서 사고 직후 사과한 사회복무요원의 모습까지 공개해 개인에게 책임을 집중시킨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영향력이 큰 유튜브 채널에서 사고 장면을 공개하면서 영상 속 사회복무요원이 온라인상에서 비난받을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논란이 커지자 박위는 해당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박위는 현장에서 사과한 사회복무요원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사과했다. 사고 책임을 특정 개인에게 돌리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며 자신이 더 잘 돕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점에 대해서도 유감을 나타냈다.
영상은 내려갔지만 논란은 계속됐다.
박위의 유튜브 채널 "위라클" 구독자는 논란 이후 감소해 100만명 아래로 내려갔다. 박위가 출연할 예정이었던 일부 행사 일정에도 변화가 생겼다.
강남문화재단은 오는 28일 예정됐던 "위라클 박위의 토크콘서트"를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재단은 "부득이한 사정"으로 행사가 취소됐다고 밝혔으며 구체적인 취소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논란이 확산하는 과정에서는 철도 현장 종사자의 주장도 나왔다.
자신을 현직 기관사라고 밝힌 한 인물은 온라인에 글을 올려 역무원이나 사회복무요원이 휠체어 이용자의 열차 승하차를 지원하는 현장 상황을 설명했다. 이번 사고 역시 고의적인 행동이 아니라 업무 과정에서 발생한 우발적인 사고라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다만 해당 주장은 현장 종사자 개인의 경험과 판단에 따른 것으로, 실제 사고 원인과 안전 절차 준수 여부에 대한 관계기관의 공식적인 판단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박위를 향한 비판이 확산하자 그룹 신화의 김동완도 자신의 SNS를 통해 의견을 냈다.
김동완은 박위가 장애 당사자로서 해당 상황을 받아들인 측면이 있을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하면서 한 사람을 향한 비판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대되는 현상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김동완의 글에도 박위를 일방적으로 두둔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김동완은 다시 글을 올려 박위와 개인적인 친분이나 이해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사고 과정에서 사회복무요원이 비난에 노출된 상황을 가볍게 생각하는 것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박위가 CCTV 영상을 공개한 방식에 대해서는 비판받을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동완은 자신이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박위의 행동에 대한 비판 자체가 아니라 하나의 사건을 계기로 확인되지 않은 과거 이야기까지 끌어와 한 사람 전체를 공격하는 방식으로 논란이 확대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논란은 KTX 승하차 과정에서 발생한 낙상 사고에서 시작했지만 쟁점은 장애인의 이동권과 철도 현장 근무자의 업무 환경, CCTV 영상에 등장한 개인의 보호 문제까지 확대됐다.
휠체어 이용자가 열차에 오르내릴 때 이동식 경사로와 현장 인력에 의존해야 하는 현재의 승하차 방식이 충분히 안전한지도 살펴봐야 할 부분이다. 사고를 개인의 실수만으로 처리할 경우 같은 환경에서 비슷한 사고가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반대로 공익적인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사고 영상을 공개하더라도 영상에 등장하는 다른 사람의 신원과 개인정보를 어느 수준까지 보호해야 하는지도 남는다. 얼굴이나 이름을 직접 공개하지 않더라도 당시 근무 상황과 장소 등이 알려지면 당사자가 특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위가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하면서 최초 영상은 내려갔지만 논란은 구독자 감소와 행사 취소, 제3자의 공개 발언으로까지 번졌다. 장애인의 안전한 이동을 보장해야 한다는 문제와 현장 근무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문제, 영향력이 큰 개인이 사고 영상을 공개할 때 져야 할 책임을 어디까지 볼 것인지가 이번 논란에서 함께 다뤄져야 할 쟁점으로 남았다.
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