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변론기일 탄핵심판에도 출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직접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계엄 선포 뒤 정치인 체포 같은 건 실제로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지시를 했니 마니 하는 건 호수 위에 뜬 달그림자를 잡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의 증인신문이 2시간 가까이 진행되는 동안 눈을 꼭 감은 채 아무 말 없이 앉아있던 윤석열 대통령은 증인신문이 끝나자 발언 기회를 얻어 입을 열었다.
윤 대통령은 결국 정치인 체포 같은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정치인들 체포했다든지 누굴 끌어냈다든지 실제 발생했고 또는 가능성이 굉장히 클 때 수사나 재판에서 얘기되는데…이번 사건을 보면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정치인 체포지시를 했다는 의혹을 비유적 표현으로 부인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시를 했니 지시를 받았니 이런 얘기들이 마치 호수 위에 떠있는 달그림자 같은 걸 쫓아가는 느낌을 좀 많이 받았고…."
이어 "기억에 따라 얘기하는 걸 뭐라 할 순 없지만, 상식에 근거해서 보면 사안의실체가 어떤 건지 알 수 있지 않느냐"고도 말했다.
이 전 사령관이 증인신문 때는 진술을 대부분 거부했지만, "총을 쏴서라도 끌어내라", "두 번 세 번 계엄하면 된다" 같은 지시를 들었다고 공소장에 적힌 점을 반박한 걸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29일 또는 30일 김 전 장관에게 계엄 선포에 관해 이야기하며 이같이 지시했다고 한다.
그는 “검찰에 있을 때부터 선거 사건, 선거 소송에 대해 쭉 보고받아보면 투표함을 개함했을 때 여러 가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가는 엉터리 투표지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부정선거라는 말은 쓰는 사람마다 다릅니다만, 이게 문제가 있겠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다만 “(출동한 군인들은) 서버를 압수하네 뭐네, 이런 식으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제가 내린 지시는 장비가 어떤 시스템으로 가동되는지 보라는 것이었다”며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어떤 소프트웨어나 콘텐츠도 압수한 게 전혀 없는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부연했다.
자신은 당초 방첩사가 투입되는 줄 알았으나 실제로는 정보사령부 요원들이 투입됐고, 김 전 장관으로부터 “IT 요원들이 실력이 있어서 그렇게 보냈다고 보고받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