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파격 지명된 이혜훈 후보자가 자녀들의 병역 특혜와 채용 과정에서의 부모 찬스 의혹 등 잇따른 논란에 휩싸이며 거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11일 이 후보자 아들들의 공익근무요원 복무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정황을 추가로 제기하며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이 후보자의 차남과 삼남이 거주지 인근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한 점을 들어 병역 특혜 의혹을 공식 제기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차남은 2014년부터 2년간 자택에서 7km 거리인 서초구 소재 지역아동센터에서 근무했으며, 삼남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자택에서 단 2.5km 떨어진 방배경찰서에서 복무했다.
특히 박 의원은 해당 기관들이 이 후보자의 자녀들이 복무를 시작한 시점에 맞춰 처음으로 공익요원을 배정받았거나 특정 기간에만 한시적으로 인원을 수용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두 아들이 복무한 기관 모두 해당 시기에 첫 공익요원을 받기 시작한 곳"이라며, 후보자가 권력을 이용해 아들들을 위한 맞춤형 복무지를 마련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했다. 또한 후보자 측이 복무 사유나 구체적인 업무 내역에 대한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며 즉각적인 소명을 촉구했다.
장남의 채용 과정에 대한 "부모 찬스"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책 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취업 당시, 이 후보자의 장남이 아버지인 김영세 연세대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논문을 실적으로 제출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연구원의 고위직 인사들이 이 후보자와 대학 동문이라는 점이 드러나면서 채용 과정에서의 불공정 경쟁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야권은 이번 사태를 제2의 "조국 사태"에 비유하며 대통령실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이 갑질, 투기, 재산 누락 등 20여 가지에 달한다고 비판하며 "공직 부적격의 끝판왕"이라고 맹비난했다. 개혁신당 이동훈 수석대변인 역시 임명 강행 시 정권 차원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배수진을 쳤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도덕성 논란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기획예산처의 수장으로서 예산 개혁을 이끌어야 할 후보자의 자질론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 후보자는 지난 8일 사무실 출근길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원론적인 답변만을 남긴 채 구체적인 해명을 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