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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장악 위한 위헌적 발상" 이상민 법률 근거 찾아가며 단전단수 지시

박현정 기자 | 입력 26-01-22 15:16



12·3 비상계엄 당시 비판적인 언론사의 기능을 마비시키기 위해 단전과 단수 조치를 획책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구체적인 행적이 사법부의 판결문을 통해 드러났다. 특히 이 전 장관이 헌법과 정부조직법을 직접 검색하며 자신의 위법 행위를 정당화할 논리를 찾으려 했던 정황이 포착되어 큰 파장이 예상된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이 전 장관이 계엄 선포 직전과 직후에 보인 행보를 내란 중요 임무 종사의 핵심 증거로 판단했다. 총 348쪽에 달하는 판결문에는 이 전 장관이 2024년 12월 3일 밤, 대통령실 대접견실과 집무실을 오가며 휴대전화로 법령을 검색한 상세 기록이 담겨 있다.

판결문 기록에 의하면 이 전 장관은 당일 밤 9시 13분경 휴대전화로 "헌법"을 검색한 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집무실로 향했다. 재판부는 이 행위를 "비상계엄 선포 시 언론의 자유에 대해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있다"는 헌법 제77조 규정을 확인해 보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았다. 이어 밤 9시 19분에는 "정부조직법"을 검색했는데, 이는 행정안전부 장관의 권한으로 경찰과 소방 조직에 단전 및 단수와 같은 구체적인 봉쇄 업무를 지시할 법적 근거가 있는지 확인하려 한 것이라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이 전 장관이 단순한 조력을 넘어 적극적으로 언론 탄압을 실행에 옮기려 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장관은 포고령 발령 이후 조지호 전 경찰청장과 허석곤 전 소방청장에게 연락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에게도 직접 전화를 걸었다. 판결문은 이에 대해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조치 지시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관련 기관장들에게 직접 연락한 것으로 봄이 합리적"이라고 명시했다.

이러한 행적은 한 전 총리가 이 전 장관의 지시 사항을 보고받고 동의했다는 대목에서 더욱 구체화되었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국무총리로서 위헌적인 계엄 선포를 저지해야 할 헌법적 책임을 저버리고, 오히려 이 전 장관의 단전·단수 이행 방안을 협의하는 등 내란 행위에 깊숙이 가담했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한 전 총리에게 특검의 구형량인 15년을 상회하는 징역 23년의 중형을 선고하며 "선진국인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친위 쿠데타의 죄질은 과거 내란 판례보다 훨씬 무겁다"고 질타했다.

현재 이 전 장관은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되어 다음 달 12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검찰은 지난 결심 공판에서 이 전 장관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한 상태다. 이미 한 전 총리의 판결에서 이 전 장관의 행위가 위헌적이고 내란의 주요한 수단이었다는 점이 명시된 만큼, 이 전 장관의 선고 결과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문 공개를 통해 당시 정권 수뇌부가 법치주의를 교묘히 이용해 헌법 질서를 파괴하려 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언론을 탄압하기 위해 국가 행정망인 소방과 수자원 공급까지 차단하려 했던 시도는 유례없는 반헌법적 폭거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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