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차 종합특검 후보로 조국혁신당이 추천한 권창영 변호사를 임명하며 민주당의 인사 추천 방식에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이 추천 명단에 올린 전준철 변호사의 과거 수임 이력을 보고받은 뒤 질타 섞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8일 대통령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민주당이 검찰 '특수통' 출신인 전 변호사를 최종 후보군에 포함한 것을 두고 "임명하기 어려운 인사를 선택지에 넣은 의도가 무엇이냐"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송금 사건 재판 당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변호를 맡았던 인물이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이 해당 이력을 인지하고도 추천했다면 이는 대통령에 대한 예우가 아니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추천 당사자인 이성윤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과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 추천과 관련해 불필요한 논란이 발생한 점은 전적으로 내 책임"이라고 밝혔다. 전 변호사 또한 입장문을 내고 "당시 변론은 임직원들의 개인적 횡령과 배임에 국한된 것이었으며 대북송금 사안과는 무관했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지도부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원내대표를 지낸 박홍근 의원은 SNS에 "이재명 죽이기에 동조한 검찰 출신을 우리 당이 특검 후보로 내민 것은 제정신이 아니다"라며 정청래 대표의 사실관계 파악과 문책을 요구했다. 전현희 의원 역시 "대통령을 모독한 것과 다름없다"며 지도부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이번 특검 인사를 둘러싼 충돌은 검찰개혁안과 합당 문제를 둘러싼 당청 간 냉기류 속에 터져 나왔다. 민주당은 지난 5일 의원총회에서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주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 이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보완수사권의 예외적 인정을 언급했던 이 대통령의 구상과 배치된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범여권 내 갈등 양상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대통령실 참모진은 이번 인사 과정에서 드러난 민주당의 태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조국혁신당 추천 인사를 선택한 조치는 민주당 지도부에 보내는 경고성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검찰개혁의 수위를 놓고 당청이 접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당권파 내부의 인사 검증 실패 논란까지 겹치며 여권 내 주도권 다툼은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