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 중이던 30대 공무원이 응급 상황을 직감하고 직접 119에 구조를 요청했으나, 출동한 경찰과 소방이 위치를 찾지 못하고 철수하면서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신고 직후 구청 주변까지 도착했던 구조대는 잠긴 문을 확인하고 돌아갔으며, 7시간이 지난 뒤에야 환경미화원에 의해 시신이 확인됐다.
12일 밤 11시 38분경 대구 수성구청 별관에서 근무하던 9급 공무원 A씨(30대)가 119로 전화를 걸었다. 당시 소방 접수 기록에 따르면 A씨는 별다른 말을 하지 못한 채 구토 소리만 냈으며 곧이어 통화가 끊겼다. 위급 상황으로 판단한 소방과 경찰은 즉시 GPS 신호를 추적해 구청 인근으로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 차량은 A씨가 있던 별관 건물 바로 앞 도로에 멈춰 섰다. 그러나 소방과 경찰은 "건물 문이 잠겨 있어 내부에 사람이 없는 줄 알았다"며 주변 수색 20여 분 만에 현장에서 복귀했다. 당시 본관에는 당직 근무자가 상주하고 있었으나, 구조대는 당직실에 문을 열어달라고 요청하거나 건물 내 인원 잔류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A씨는 다음 날인 13일 오전 6시 20분경 사무실을 청소하던 환경미화원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A씨의 책상에는 먹다 남은 음식물과 토혈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지체 장애 6급이었던 A씨는 임용 2년 차로, 사고 당일에도 야근을 이어가던 중 몸에 이상을 느껴 직접 신고를 시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당국은 신고자가 말을 하지 못하는 응급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전화번호를 통한 신원 확보나 구청 측과의 공조 수색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대해 소방 관계자는 인근의 문이 열린 건물들은 수색했으나 잠긴 내부까지 진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가리기 위해 부검을 진행할 계획이다. 소방 본부 역시 당시 수색 과정에서 매뉴얼 준수 여부와 초동 조치에 미흡함이 없었는지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
신고자가 구조대 차량 바로 앞 건물에서 사투를 벌이는 동안 수색이 종결되면서, 긴급 신고 시 공공기관과의 비상 연락 체계와 정밀 수색 지침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