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 종료 시점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직후 국내 금융시장이 폭등세를 기록하고 있다. 1일 코스피는 개장과 동시에 5% 넘게 치솟으며 5,300선을 돌파했고, 급격한 가격 변동으로 인해 프로그램 매수 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77.58포인트(5.49%) 상승한 5,330.04로 거래를 시작했다. 지수는 장 초반부터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5,300선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급등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됨에 따라, 오전 9시 7분경 올해 들어 처음으로 매수 사이드카가 효력을 발생했다.
시장의 이 같은 반응은 현지시간 31일 백악관에서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2~3주 안에 이란을 떠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철수 시한을 제시했다. 전쟁 장기화 우려로 위축됐던 투자 심리가 종전 기대감으로 급격히 선회하며 위험 자산 선호 현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코스닥 시장 역시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61% 오른 1,090.36으로 개장하며 1,100선 진입을 시도 중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오름세를 기록하는 가운데, 그간 지정학적 리스크에 억눌렸던 제조 및 IT 업종의 반등폭이 두드러진다.
외환시장에서는 원화 가치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 대비 21.6원 급락한 1,508.5원에 첫 거래를 시작했다. 유가 하락 전망과 함께 달러 강세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으며 환율 하락폭을 키우는 모양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시장의 가장 큰 불확실성이었던 중동발 리스크를 상당 부분 해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실제 철수 이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와 이란 측의 실무적 화답 여부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여지는 남아 있다.
이번 급등세는 유가 하락에 따른 비용 절감 기대감과 글로벌 공급망 정상화 가능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시장 과열 양상을 예의주시하며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 동향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있다. 종전 논의가 구체화될수록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 동력 확보 여부도 명확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