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법왜곡죄' 1호 고발 사건인 조희대 대법원장 사건을 수사 부서에 배당하고 법리 검토에 착수했다. 공수처는 이병철 변호사가 조 대법원장과 박영재 대법관을 상대로 제기한 고발 사건을 지난달 19일 수사1부에 배당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12일 시행된 개정 형법상 법왜곡죄가 적용된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 변호사는 조 대법원장 등이 지난해 5월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할 당시 형사소송법상 서면주의 원칙을 의도적으로 어겼다고 주장하며 고발장을 제출했다. 당시 대법원이 7만 쪽에 달하는 방대한 재판 기록을 접수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판결을 내린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며, 이는 성실한 기록 검토 의무를 저버린 법왜곡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공수처 수사1부는 강영권 전 에디슨모터스 회장의 이른바 '쌍용차 먹튀 의혹' 사건과 관련한 법왜곡죄 고발 건도 함께 맡게 됐다. 스마트솔루션즈 주주들은 강 전 회장의 1심 재판에서 배임 등 일부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김상연 부장판사가 사실관계를 의도적으로 배척하고 판례를 자의적으로 적용했다며 지난달 14일 고발장을 접수했다.
다만 실제 수사가 개시되기까지는 공수처의 수사 권한 범위를 둘러싼 법적 검토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공수처법상 수사 대상은 형법 제122조(직무유기)부터 제133조까지로 규정되어 있는데, 신설된 법왜곡죄(제123조의2)가 명시적으로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쟁점이다. 일각에서는 직권남용죄의 '관련 범죄'로 수사가 가능하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으나, 법왜곡죄 단독 고발 건에 대해서는 공수처의 직접 수사가 가능한지 내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공수처는 현재 법왜곡죄가 공수처법상 수사 대상에 해당하는지, 혹은 경찰로 이첩해야 하는 사안인지를 면밀히 따져보고 있다. 만약 공수처가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할 경우 사건은 경찰로 넘겨질 가능성이 크다. 신설된 법왜곡죄의 첫 수사 주체를 두고 수사기관 간의 권한 해석이 엇갈릴 수 있어, 이번 배당 이후 공수처가 내놓을 법리적 결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