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자신을 '관종', '극우 여전사' 등으로 지칭하며 모욕했다는 이유로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을 고소한 사건에 대해 경찰이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최근 모욕 혐의로 피소된 최 의원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리고 수사를 종결했다. 경찰은 최 의원이 사용한 표현들이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를 저해할 만한 경멸적 감정을 담은 모욕이라기보다, 정치적 견해나 비판 과정에서 나온 의견 표명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전 위원장 측은 이달 초 최 의원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 문구에는 최 의원이 지난해 6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 전 위원장을 향해 "관종", "하수인", "극우 여전사", "뇌 구조가 이상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인격권을 침해했다는 주장이 담겼다. 당시 방송에서 최 의원은 이 전 위원장의 과거 행보와 발언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해당 용어들을 사용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최 의원 측은 해당 발언이 공인인 이 전 위원장의 활동에 대한 정치적 비평의 일환이었음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대법원 판례와 헌법상 표현의 자유 원칙을 검토한 결과, 다소 거친 표현이 포함되었더라도 이를 형사 처벌 대상인 모욕죄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현장에서는 이번 경찰의 결정이 정치권 내 고소·고발 남발 관행에 경종을 울릴지 주목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 측은 고소 당시 강력한 법적 대응 의사를 밝혔으나, 경찰이 1차 수사 단계에서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마무리함에 따라 향후 이의 신청 여부가 변수로 남게 됐다.
이번 결정으로 공직자나 공적 인물에 대한 비판적 수사(修辭)의 허용 범위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모욕'과 '비판적 의견' 사이의 경계선을 확립하는 과정에서 유사한 성격의 정치적 공방이 사법 영역으로 끌려오는 현상이 되풀이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사건을 넘겨받지 않은 검찰이 별도의 보완 수사를 요구하지 않는다면 최 의원에 대한 사법 절차는 사실상 종료된다. 다만 고소인 측이 결과에 불복해 이의 신청을 할 경우 상급 기관의 판단을 다시 받아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어 최종 결론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