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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수도 있었다" 실신한 선수에 초크 강행한 그라소 보너스 논란

정기용 기자 | 입력 26-03-30 23:57



옥타곤 위에서 상대 선수가 의식을 잃었음에도 서브미션 기술을 멈추지 않은 충격적인 피니시 장면이 연출됐다. 승자는 승리 수당 외에 거액의 보너스까지 챙겼으나, 선수 생명을 위협하는 과도한 공격이었다는 비판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알렉사 그라소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271' 코메인이벤트에서 메이시 바버를 1라운드에 제압했다. 그라소는 경기 초반 날카로운 타격 조합으로 바버를 몰아붙였고, 바버는 안면 타격을 허용한 뒤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문제는 바버가 바닥에 닿기도 전 이미 의식을 잃은 듯한 조짐을 보였다는 점이다. 그라소는 멈추지 않고 곧바로 바버의 등에 올라타 목을 조르는 초크 기술을 시도했다. 사실상 타격에 의한 KO가 발생한 시점에서 항복 의사를 물을 수 없는 무방비 상태의 상대에게 서브미션 기술이 가해진 셈이다.

심판이 급히 개입해 경기를 중단시켰으나 바버의 상태는 심각했다. 바버는 한동안 눈을 뜬 채 매트 위에 누워 의식을 되찾지 못했으며, 의료진이 투입된 뒤에야 응급 처치를 받았다. 현장에서는 이미 실신한 선수에게 가해진 추가 공격이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경기 후 팬들 사이에서는 그라소의 경기 운영 방식을 두고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SNS에는 "이미 의식이 없는 선수에게 초크를 거는 것은 살인 행위나 다름없다"는 비판과 "심판의 중단 신호 전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는 것은 선수의 본능"이라는 옹호론이 팽팽히 맞섰다. 바버는 경기 직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어 머리와 안면에 대한 정밀 검사를 받았다.
논란을 더욱 키운 것은 UFC 측의 대응이었다.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그라소의 이번 피니시를 "스포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장면 중 하나"라고 치켜세우며 10만 달러(약 1억 5000만 원)의 보너스 지급을 발표했다. 안전 불감증에 대한 우려보다 화끈한 경기 결과에만 집중했다는 비난이 나오는 대목이다.
다행히 바버 측은 검사 결과 큰 이상이 없다는 사실을 알리며 팬들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를 넘어선 잔혹한 피니시와 이에 상금을 부여하는 단체의 결정이 격투기 스포츠의 윤리적 가이드라인에 대한 새로운 과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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