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가 지난달 중순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유플러스 사옥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사옥 내 통합관제센터에서 서버 기록과 시스템 데이터 등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이번 수사는 LG유플러스가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흔적을 고의로 지웠다는 의혹에서 시작됐다.
LG유플러스는 해킹 공격이 의심되는 서버를 무단으로 폐기하거나 새로 설치해 보안 당국의 조사를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으로 구성된 민관합동조사단은 지난해 정보 유출 사실을 확인했으나, 관련 서버가 교체되거나 삭제된 탓에 디지털 포렌식 등 상세 조사를 진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단은 기업 측의 비협조로 사고 원인 규명이 막히자 지난해 말 경찰에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했다. LG유플러스는 초기 조사 단계에서 관련 사실을 부인해 오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해당 문제가 공론화되자 뒤늦게 정보 침해 사고를 신고했다.
압수수색 당일 수사관들은 마곡 사옥 통합관제센터 내 데이터 복구와 서버 관리 이력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서버 폐기 시점과 의사결정 과정을 추적해 증거 인멸의 고의성 여부를 가릴 방침이다.
LG유플러스 측은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향후 절차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보안 당국의 조사를 앞두고 핵심 서버를 교체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외에도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이 추가로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통신사의 고객 정보 관리 실태와 사후 대응 방식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는 가운데,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경영진의 책임론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압수수색으로 확보된 데이터가 실제 해킹 경로와 은폐 시도를 입증할 수 있을지가 향후 수사의 핵심 쟁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