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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속 현장 간호사 “위임 책임 보호장치 부족”

이수민 기자 | 입력 26-06-08 15:17



정부가 비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참여 제한을 전면 폐지하며 서비스 확대에 나섰지만, 현장 간호사들은 간호조무사에게 업무를 위임하는 과정에서 법적·제도적 책임 부담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현장 간호사를 보호할 안전장치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립순천대 간호학과 이윤영 교수 연구팀은 최근 한국안전문화학회에 게재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간호사의 간호업무 위임에 대한 장애요인” 연구를 통해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비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참여를 전면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비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은 병동 수 제한 없이 모든 병동에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 기존보다 약 5배 규모의 통합서비스 확대가 가능해진 셈이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환자가 입원했을 때 보호자나 간병인 대신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24시간 간호·간병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다. 이 병동에서의 간호업무 위임은 보건복지부가 제시한 위임 가능 업무를 간호사가 간호조무사에게 지시해 수행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간호사는 위임 업무의 수행 과정도 감독하고 평가한다.

연구팀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업무 위임 과정에서 느끼는 장애요인을 분석했다. 조사는 2021년 9월 27일부터 10월 12일까지 진행됐다.

조사 결과 간호사들은 어떤 업무를 위임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도는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보조인력에게 어떠한 업무를 위임해야 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는 문항에 응답자의 51.0%는 “매우 그렇지 않다” 또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반면 업무 위임에 따른 책임 부담은 컸다. “위임으로 인한 책임에 대해 간호사를 보호해 줄 제도적 장치와 지원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문항에는 응답자의 90.0%가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고 응답했다. 제도적 장치와 지원이 충분하다고 본 응답자는 1.5%에 그쳤다.

법적 책임에 대한 불안도 확인됐다. 응답자의 65.5%는 간호업무 위임에 따른 법적 책임을 잘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간호업무 위임에 따른 책임감이 두렵다”는 문항에는 54.5%가 동의했다. 업무 위임 자체보다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점이 현장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 부족도 주요 장애요인으로 꼽혔다. “위임하는 데 있어 시간이 부족하다”는 문항에는 55.0%가 동의했다. “환자들의 요구도가 즉각적으로 해결돼야 하기 때문에 위임하기 어렵다”는 문항에도 63.5%가 긍정 답변을 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의 업무 특성상 빠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 많아 위임 절차를 충분히 거치기 어렵다는 의미다.

업무를 위임한 뒤 관리·감독할 시간도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위임한 간호업무에 대해 관리·감독할 시간이 없다”는 문항에는 59.5%가 동의했다. “근무하는 기관에서는 위임업무의 노력에 대한 긍정적인 보상이 없다”는 응답도 62.0%에 달했다.

연구팀은 간호사들이 보호자가 상주하지 않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에서 위임 업무 오류나 환자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뒤따르는 책임에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간호사가 업무를 지시하고 감독하는 구조에서 사고 책임이 어디까지 간호사에게 돌아가는지 명확하지 않은 점이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환자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며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간호사들이 간호업무 위임의 장애요인을 극복할 수 있도록 실제 임상 현장에 적용 가능한 위임 표준 가이드라인과 단계별 위임 프로토콜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안정적이고 보장된 조직문화 속에서 업무 수행이 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는 환자와 보호자의 간병 부담을 줄이고 입원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책이다. 그러나 서비스 확대가 현장 간호사의 책임 부담 증가로만 이어진다면 제도 안착에는 한계가 생길 수 있다. 업무 위임 기준, 법적 책임 범위, 감독 체계, 보상 구조를 명확히 정비하는 일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의 핵심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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