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와 저축은행의 중금리 신용대출 잔액이 한 달 만에 20% 가까이 늘었다. 대출 창구는 넓어졌지만 평균금리가 연 12%에 육박해 차주의 이자 부담도 가볍지 않다.
10일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46개 온투업체가 저축은행과 연계해 취급한 중금리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5082억1000만원으로 집계됐다. 6월 말 4258억원보다 824억1000만원, 19.4% 증가했다.
대출 잔액이 5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저축은행 연계 혁신금융서비스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누적 취급액도 지난해 7월 123억8000만원에서 올해 7월 6004억9000만원으로 늘었다. 1년 사이 약 48배로 불어난 규모다.
온투업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대출을 원하는 차주와 자금을 공급하는 투자자를 연결하는 금융업이다. 이번에 급증한 상품은 일반 개인투자자가 직접 자금을 대는 기존 P2P 대출과 구조가 다르다. 온투업체가 플랫폼에서 차주를 모집하고 신용을 평가하면 저축은행이 대출 재원을 공급하고 온투업체에 중개 수수료를 지급한다.
7월 말 기준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는 744점, 1인당 평균 대출액은 1532만3000원이었다. 평균 대출금리는 연 11.92%로 집계됐다. 5월 11.99%, 6월 11.96%에 이어 소폭 낮아졌지만 은행권 신용대출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평균 대출액에 연 11.92%의 금리를 단순 적용하면 1년 이자는 약 183만원이다. 원금을 나눠 갚는 방식에서는 실제 이자가 줄어들지만, 상환기간과 중도상환수수료 등 조건에 따라 전체 부담은 달라진다.
저축은행과 온투업체의 이해관계도 맞아떨어졌다. 저축은행은 민간 중금리 기준을 충족한 중·저신용자 대출 취급액의 80%를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서 제외받을 수 있다. 온투업체는 저축은행 자금을 활용해 개인신용대출 취급을 확대하고 중개 수수료를 확보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온투업을 기존 금융권이 수용하지 못한 중·저신용자에게 중금리 대출을 공급하는 제도로 육성해 왔다. 금융기관의 온투업 연계투자를 허용한 것도 투자 재원을 넓히고 서민금융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연체율은 7월 말 0.88%로 전달보다 0.13%포인트 상승했다. 아직 1% 아래지만 대출 잔액과 이용자가 빠르게 늘어난 만큼 앞으로의 연체 흐름은 더 지켜봐야 한다. 중·저신용자 대출은 경기 둔화나 금리 상승이 이어질 경우 상환능력이 먼저 약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온투업계 전체 대출 규모는 오히려 줄었다. 7월 말 46개 업체의 전체 대출 잔액은 2조1886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141억원 감소했다. 월별 잔액이 줄어든 것은 17개월 만이다.
감소 폭이 가장 컸던 분야는 스탁론을 포함한 기타담보대출이다. 6월 말 1조7억원이던 잔액이 7월 말 7915억원으로 2092억원, 20.9% 급감했다. 금융당국이 지난달부터 온투업체의 월간 스탁론 신규 취급액을 직전 달 전체 신규 대출액의 30% 이내로 제한하고 차주별 잔액도 10억원 이하로 묶은 영향이다.
주택담보대출에도 지난 4월부터 은행권 수준의 담보인정비율 규제가 적용됐다. 규제지역은 40%, 비규제지역은 70%로 한도가 제한됐다. 주택 가격에 따른 대출 한도까지 도입되면서 온투업계의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출범 초기 60%대에서 최근 30%대로 낮아졌다.
저축은행의 실제 참여도는 아직 절반에 못 미친다.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은 저축은행 49곳 가운데 7월 말 기준 연계대출을 취급한 곳은 23곳이다. 온투업 플랫폼의 신용평가와 대출 사후관리 능력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라 나머지 저축은행은 참여를 미루고 있다.
은행권 밖 중금리 대출이 확대되면 중·저신용자의 불법 사금융 유입을 막는 통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연 12%에 가까운 금리는 이미 여러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에게 새로운 부담으로 이어진다. 대출 잔액의 증가보다 차주의 중복 차입 여부와 연체율을 어떤 기준으로 관리할지가 온투업 중금리 시장의 핵심 쟁점으로 남았다.
주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