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그림책과 문학, 웹소설을 한자리에서 소개하는 대규모 K-북 행사가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되고 있다. 한국과 프랑스 수교 140주년을 맞아 마련된 이번 행사는 단순한 도서 전시를 넘어 현지 출판사와의 저작권 상담까지 연결해 한국 출판콘텐츠의 유럽 진출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지난 5일부터 오는 18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K-북 위크"를 개최한다.
행사의 중심은 파리 마레지구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갤러리 조셉이다. "연결: 책으로 잇다"를 주제로 한국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고 현지 독자와 작가, 출판업계 관계자들이 직접 만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특별전시는 지난 6일 시작해 오는 18일까지 이어진다. 전시장에 나온 한국 출판콘텐츠는 모두 130종이다.
안녕달, 이지현, 밤코, 김민우, 김지윤 등 국내 그림책 작가 5명의 작품 24종이 먼저 프랑스 독자들을 만난다. 그림책 속 원화와 일러스트, 입체 조형물도 함께 선보인다. 민화를 소재로 작업하는 김지윤 작가의 창작 공간을 재현한 "김지윤 작가의 방"도 마련됐다.
문학과 웹소설 분야에서는 유영광, 윤고은, 편혜영, 천선란, 김차차 등의 작품 21종을 소개한다. 이미 프랑스어로 번역·출간된 한국 도서 47종도 별도로 전시해 현지에서 한국 문학이 어떻게 소개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책에서 영화와 드라마 등으로 확장되는 출판 지식재산권도 전면에 내세웠다. 웹소설을 포함한 출판 IP 10종과 국내 문화예술인들이 추천한 도서 22종 등이 전시 대상에 포함됐다.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자신의 독서 취향을 알아보는 "K-북 MBTI"를 비롯해 컬러링북과 부채 만들기 등을 마련해 책을 읽고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 출판문화를 체험하도록 구성했다.
한국 작가들이 직접 프랑스 독자들을 찾아가는 일정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부터 오는 15일까지 파리의 서점과 학교, 도서관, 갤러리, 세종학당 등에서 한국 작가 10명이 참여하는 12차례의 행사가 진행된다. 책 이야기와 사인회, 강연, 그림 그리기 시연 등이 예정돼 있다.
프랑스 작가들과의 만남도 마련됐다. 현대문학 작가 다비드 포앙키노스를 비롯해 SF 작가 마리티 게동, 오드리 플레네 등이 한국 작가들과 만나 작품과 양국의 출판문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프랑스어로 출간된 한국 소설을 현지 독자들이 함께 읽고 의견을 나누는 북클럽도 운영한다. 행사 기간에만 한국책을 소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 독자들이 한국 작품을 지속적으로 접할 수 있는 접점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이번 행사의 또 다른 축은 저작권 수출이다.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다산북스와 푸른숲, 고래인, 글로연, 킨더랜드 등 국내 출판사 10곳과 프랑스 출판사 20여 곳이 참여하는 출판인 교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양국 출판사들은 사전 수요조사를 토대로 일대일 저작권 수출 상담에 나선다. 프랑스 출판시장의 흐름과 한국 출판물의 판권 수출 전략을 공유하는 세미나도 열린다.
"K-북의 밤"에서는 문학과 인공지능을 연결한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천선란 작가의 "모우어(뼈의 기록)" 낭독회가 열리고 유영광·김차차 작가와 프랑스의 오드리 플레네 작가는 "인공지능 시대, 문학과 인간은 어떻게 연결되는가"를 주제로 토론한다.
참가 출판인들은 프랑스 대표 출판사 갈리마르 등 현지 출판산업 현장도 둘러볼 예정이다. 한국 출판사와 프랑스 출판사 사이의 접촉을 실제 판권 계약과 후속 사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일정이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9일 갤러리 조셉을 방문할 예정이다. 최 장관은 현지 독자와 출판 관계자들을 만나 한국 출판콘텐츠에 대한 반응을 듣고 양국 출판문화 교류와 해외 진출 지원 방안을 살펴본다.
최 장관은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이해 개최하는 K-북 위크는 양국의 독자와 작가, 출판인을 잇는 지속적인 교류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K-북이 유럽 독자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해외 진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K-북 위크는 오는 18일까지 이어진다. 전시와 작가 행사가 끝난 뒤에는 국내 출판사와 프랑스 출판사 간 저작권 상담 결과가 한국 출판콘텐츠의 실제 번역·출간 계약으로 얼마나 연결되는지가 남는다.
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