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다가오면서 각국 대표팀 스타들의 등번호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축구에서 등번호는 단순한 식별 표시를 넘어 선수의 역할과 팀 내 위상, 팬들이 기억하는 상징으로 자리 잡아 왔다. 48개국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서도 7번, 10번, 9번을 단 선수들이 대회 흐름을 좌우할 핵심 인물로 꼽힌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은 조별리그 통과를 목표로 본선 준비를 마쳤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이번 대회에서도 자신을 상징하는 7번을 달고 그라운드에 선다. 손흥민에게 북중미 월드컵은 개인 통산 네 번째 월드컵이다. 그는 본선에서 한 골을 추가하면 안정환, 박지성과 함께 보유한 한국 선수 월드컵 최다 득점 기록을 넘어 단독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7번은 전통적으로 빠른 발과 개인 기술, 돌파력을 갖춘 측면 공격수나 팀의 간판 공격수에게 주어지는 번호다. 프로 구단과 국가대표팀을 막론하고 팬들의 시선을 가장 많이 받는 번호 중 하나다. 손흥민은 토트넘과 대표팀에서 오랜 시간 7번을 달고 뛰며 한국 축구의 대표 얼굴로 자리 잡았다.
세계 무대에서도 7번의 상징성은 뚜렷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CR7”이라는 별칭으로 등번호 7번을 브랜드처럼 만들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처음 본선 무대를 밟은 호날두는 이번 북중미 대회까지 6회 연속 월드컵 출전을 앞두고 있다. 브라질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프랑스의 우스만 뎀벨레도 7번을 달고 측면 공격의 파괴력을 보여줄 선수들로 꼽힌다.
10번은 축구에서 가장 무게가 큰 번호로 통한다. 공격의 방향을 설계하고 경기 흐름을 조율하는 플레이메이커, 또는 팀 전력의 중심이 되는 선수에게 주어져 왔다. 이번 대회에서 10번의 상징을 가장 강하게 보여주는 선수는 리오넬 메시다. 메시는 아르헨티나의 주장으로 다시 월드컵 무대에 나서며,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의 2연패 도전을 이끈다.
메시 역시 호날두와 함께 통산 여섯 번째 월드컵에 나선다. 2022 카타르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뒤에도 대표팀 중심으로 남아 있는 그는 북중미 대회에서 다시 한 번 마지막 춤을 준비한다.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2연패에 도전하는 만큼 메시의 몸 상태와 경기 운영 능력은 대회 전체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됐다.
잉글랜드의 주드 벨링엄도 10번의 무게를 짊어진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성장한 그는 잉글랜드 대표팀의 중원과 공격을 잇는 핵심 자원이다. 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도 10번을 달고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 무대를 준비한다. 오랜 시간 크로아티아 축구의 중심을 지켜온 모드리치가 이번 대회에서 어떤 경기 운영을 보여줄지도 관심사다.
한국 대표팀에서는 이재성이 10번을 달고 중원을 책임진다. 이재성은 왕성한 활동량과 연계 플레이, 수비 가담 능력을 바탕으로 대표팀의 공수 균형을 잡는 역할을 맡는다. 화려한 개인기보다 팀 전체의 리듬을 살리는 유형의 선수라는 점에서 홍명보호의 전술 운용에서 중요한 축이다.
9번은 골잡이의 번호다.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와 맞서고, 결정적인 순간 득점으로 경기 결과를 바꾸는 스트라이커들이 주로 단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9번은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이다.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에서 꾸준한 득점력을 보여주며 세 번째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케인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6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는 월드컵 통산 두 자릿수 득점에 도전한다. 잉글랜드가 우승 후보로 평가받는 만큼 케인의 결정력은 팀 성적과 직결된다.
한국 대표팀의 9번은 조규성이다. 조규성은 2022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에서 높은 타점을 활용한 헤더 두 골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유럽 무대에서 경험을 쌓으며 신체 조건과 문전 움직임을 다듬었다.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다시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를 흔드는 역할을 맡게 된다.
등번호는 경기력을 대신하지 않는다. 그러나 월드컵 무대에서 특정 번호를 단 선수에게 따라붙는 기대와 상징은 분명하다. 7번은 돌파와 스타성, 10번은 창조성과 지휘, 9번은 골 결정력을 상징한다. 손흥민과 메시, 케인, 조규성 등 각국의 핵심 선수들이 자신의 번호에 걸맞은 장면을 만들어낼지가 북중미 월드컵 초반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