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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투기 억제·실수요 보호”‥정부, 실거주 중심 세제 개편 본격화

김희원 기자 | 입력 26-06-10 09:34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보유 부담 강화를 언급하면서 집권 2년 차 부동산 세제개편 논의가 본격적인 쟁점으로 떠올랐다. 시민단체들은 지난 1년간의 부동산 정책을 평가하며 보유세와 공시가격 현실화, 양도세 공제 구조 등을 포함한 세제 개편을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세제와 관련해 실거주가 아닌 사치품화된 부동산에 대해서는 선진국 수준의 보유 부담을 지게 하는 방향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근로소득에 붙는 세금보다 부동산 투자 이익에 대한 세금 부담이 낮아지는 구조는 투기를 부추길 수 있다는 문제의식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 방향에 대해 “국가경제와 상식에 따라서 정책 결정할 수 있게 세제, 금융, 규제, 공급을 정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투기 수요를 억제하면서도 실수요자와 주택 공급을 함께 고려하는 종합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시민단체들은 이 대통령의 보유세 개편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실제 제도 개편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 등은 부동산 자산불평등을 완화하려면 실거주 중심의 세제 원칙을 분명히 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 등 기존 감면 구조를 축소·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재추진도 요구됐다. 시민단체들은 공시가격이 실제 자산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 보유세의 형평성이 약해진다고 보고 있다. 고가 부동산 보유자와 다주택자에게 과세 부담이 적정하게 부과돼야 자산 격차 완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여당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을 뒷받침할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시도지사가 갖고 있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권한을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부여하는 법률안은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투기 과열 지역을 더 세밀하게 지정하고 해제할 수 있도록 해 시장 대응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별, 동별 시장 상황과 투기적 움직임을 고려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하거나 해제할 수 있다며 시민 불편을 줄이는 대책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정부가 시장 상황에 직접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하면 특정 지역의 과열을 빠르게 차단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정비사업과 관련한 법안도 논의 중이다. 정비구역 지정이 늦어지는 지역에서 국토부 장관이 직접 정비구역을 지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여당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절차 지연으로 주택 공급이 늦어지는 문제를 줄이고 공급 일정을 앞당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중앙정부의 권한 확대가 현장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재건축과 재개발은 조합원 간 이해관계, 지역 주민 갈등, 기반시설 부담, 교통·교육 여건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사업이다. 중앙정부가 직접 지정 권한을 행사할 경우 지역 사정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비사업에는 조합원과 지역 주민, 주변 인프라를 둘러싼 갈등이 섞여 있다며 지방정부가 맡아야 할 영역이라는 취지로 우려를 밝혔다. 공급 속도만 앞세울 경우 사업 추진 과정에서 새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다음 달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보유세 강화, 실거주 중심 세제 정비, 공시가격 현실화, 장기보유특별공제 조정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세금 부담 증가에 대한 반발과 주택시장 위축 우려도 함께 제기될 수 있다.

집권 2년 차를 맞은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투기 억제와 공급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문제는 보유세를 얼마나 높이고, 공급 권한을 어디까지 중앙정부가 가져갈 것인지다. 다음 달 세제개편안은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의 강도와 방향을 가르는 첫 시험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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