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ㆍ연예 라이프ㆍ문화 오피니언ㆍ칼럼 의료
 

 

가계빚 다시 불었다…한은 "GDP 대비 88.6%, 선진국 평균 웃돌아"

정한영 기자 | 입력 26-06-25 09:42



가계부채가 다시 늘고 있다. 한국은행은 국내 금융시스템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가계부채 규모와 차입 투자 확산, 부동산 시장 재가열 가능성을 금융안정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한국은행은 24일 "금융안정보고서 2026년 6월"을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993조1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4조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가계대출 잔액은 1865조8000억원으로 12조9000억원 늘었고, 판매신용 잔액은 127조3000억원으로 1조1000억원 증가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금융회사 등에서 빌린 돈과 카드 사용액 등 판매신용을 합친 지표다. 사실상 가계빚의 전체 규모를 보여준다. 1분기 말 잔액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 이후 주택 관련 대출이 다시 늘고, 기타대출도 일부 회복되면서 전체 가계신용 증가세가 이어졌다.

문제는 경제 규모와 비교한 부채 부담이 여전히 높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국제결제은행 기준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신용 레버리지는 88.6%로 집계됐다. 선진국 평균 67.8%, 신흥국 평균 45.6%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소득과 경제 규모에 비해 가계가 떠안은 빚의 무게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뜻이다.

표면적으로는 민간신용 레버리지 비율이 일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명목 GDP 증가의 영향도 크다. 실제 가계신용 규모는 계속 불어나고 있다. 부채 비율이 조금 낮아졌다고 해서 가계의 상환 부담이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빚의 절대 규모가 커지는 동안 금리와 소득 여건이 흔들리면 취약 차주의 부담은 빠르게 커질 수 있다.

대출 증가 흐름도 다시 빨라지고 있다. 올해 들어 가계대출 월별 평균 증가 폭은 1월 1조4000억원에서 3월 3조5000억원, 5월 9조3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주택가격 상승 기대와 증시 활황이 겹치면서 주택 매수와 투자 목적 대출 수요가 함께 움직이는 양상이다.

취약차주 지표도 경고음을 냈다. 세 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취약차주 비중은 올해 1분기 말 6.7%로 지난해 3분기 말 6.4%보다 높아졌다. 여러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차주는 금리 상승이나 소득 감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연체가 늘면 금융회사 건전성에도 부담이 된다.

한국은행은 부동산 시장과 주식시장 흐름도 함께 주시하고 있다. 집값 상승세가 다시 강해지면 주택담보대출이 늘고, 주가 상승기에 빚을 활용한 투자가 늘어나면 금융시장 조정 때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 가계대출과 자산가격 상승이 서로 밀어 올리는 구조가 만들어질 경우 금융안정 위험은 커진다.

가계빚 문제는 소비에도 영향을 준다. 소득 중 원리금 상환에 쓰이는 비중이 커지면 가계의 소비 여력이 줄어든다. 내수가 아직 뚜렷하게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채 부담이 커지면 소비 회복 속도는 더딜 수밖에 없다. 고소득층은 자산가격 상승의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저소득·다중채무자는 금리와 물가 부담에 더 크게 노출된다.

금융권도 건전성 관리 부담을 안게 됐다. 은행권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심사를 더 세밀하게 해야 하고, 비은행권은 취약차주 연체 관리가 중요해졌다. 가계대출이 은행권 규제를 피해 비은행권으로 이동할 경우 전체 금융시스템의 위험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

정책 당국의 고민도 깊어졌다.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야 하지만, 가계부채가 다시 빠르게 늘면 대출 규제와 거시건전성 관리가 불가피하다. 주택시장 안정, 취약차주 지원, 대출 증가 속도 관리가 동시에 필요한 국면이다.

한은의 이번 보고서는 가계부채가 단순히 숫자상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넘어, 자산시장과 내수, 금융기관 건전성을 함께 흔들 수 있는 구조적 부담이라는 점을 다시 보여준다. 남은 쟁점은 정부와 금융당국이 경기 회복을 꺾지 않으면서도 가계빚 증가 속도를 어떻게 제어할 수 있느냐다.
 
Copyrightⓒ한국미디어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음기사글이 없습니다.
호르무즈 리스크 다시 부상…유가·환율 불안에 한국 경제 부담
금융 기사목록 보기
 
최신 뉴스
단독) 손흥민을 벤치에 앉힌 대가…홍명보호가 놓친 ..
속보) 홍명보의 승부수 통하지 않았다…한국, 남아공..
속보) "손흥민 선발제외", 오현규 원톱…홍명보, ..
민주당 당권 여론조사, 정청래 30.0%·김민석 ..
가계빚 다시 불었다…한은 "GDP 대비 88.6%,..
단독)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구속…국민의힘
..
뮤지컬 '엘리자벳' 여섯 번째 시즌을 린아, 이지혜..
LG이노텍, 외국인 매수 몰렸다…아이폰 넘어 AI ..
현대차 노조, 파업 찬반투표 가결…AI 시대 임금체..
SNS로 미성년자 성착취물 만든 30대 구속기소
 
최신 인기뉴스
단독) 민주당 차기 당권 경쟁 본격화…정청래·김민..
멕시코전 패배에도 희망은 살아있다… 옵타 “한국, ..
단독) 남아공 공략의 핵심은 손흥민…'음바페보다 빠..
단독) 한국·일본·중국 1인당 GDP 추이…
문체부, "특정 정치 유튜브 거액 정부광고 의혹 사..
70대 운전자 차량 인도 돌진…보행자 2명 숨져
홈플러스, 남은 매장도 '썰렁'‥버티던 직원들도 떠..
공예로 머물고, 지역과 연결되다…‘2026 공예주간..
검찰미래위 조사단장에 김수홍…쌍방울·대장동 등 7..
이재명 대통령, 국무회의 운영 개선 지시…“가능하면..
 
신문사 소개 이용약관 개인정보처리방침 기사제보
 
한국미디어일보 / 등록번호 : 서울,아02928 / 등록일자 : 2013년12월16일 / 제호 : 한국미디어일보 / 발행인 ·  대표 : 백소영, 편집국장 : 이명기 논설위원(대기자), 편집인 : 백승판  / 발행소(주소) : 서울시 중구 을지로99, 4층 402호 / 전화번호 : 1566-7187   FAX : 02-6499-7187 / 발행일자 : 2013년 12월 16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백소영 / (경기도ㆍ인천)지국, (충청ㆍ세종ㆍ대전)지국, (전라도ㆍ광주)지국, (경상도ㆍ부산ㆍ울산)지국,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지국 / 이명기 전국지국장
copyright(c)2026 한국미디어일보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