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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주치의’ 구축 나선다…동네의원 100곳에 연 3000만원 지원

이수민 기자 | 입력 26-07-08 16:56



정부가 동네의원에서 질병 치료와 예방, 건강관리, 지역 돌봄 연계까지 제공하는 "한국형 주치의제"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의원 100곳을 선정해 통합수가와 운영지원금을 적용하고, 이르면 9월부터 3년 동안 지역사회 일차의료 모델을 시험한다.

보건복지부는 9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에 참여할 의료기관을 공개 모집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초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에 대응해 주민이 평소 이용하는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시범사업에는 약 100개 의원이 참여한다. 복지부는 제출된 이행계획서와 의료기관 역량, 다학제 팀 구성 가능성 등을 평가해 최종 참여기관을 선정한다. 선정된 기관은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약 3년 동안 시범사업을 운영하게 된다.

지원 대상은 우선 50세 이상 지역 주민이다. 참여 환자는 사업에 참여하는 의원을 선택해 등록하고, 건강 상태와 생활환경을 종합적으로 평가받는다. 이후 개인별 건강관리 계획을 바탕으로 정기적인 교육과 상담, 대면·비대면 건강관리, 필요할 경우 방문진료와 방문간호, 지역사회 돌봄자원 연계가 이뤄진다.

이번 시범사업의 핵심은 다학제 팀 운영이다. 의사와 간호사뿐 아니라 영양사, 물리치료사, 사회복지사 등이 함께 참여해 환자의 질병과 생활환경을 함께 관리하는 구조다.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진료에 그치지 않고 식생활, 운동, 복약, 돌봄 필요성까지 함께 살피겠다는 취지다.

참여 방식은 단독모형과 협력모형으로 나뉜다. 단독모형은 의원이 자체적으로 의사 2명과 전담 간호사 1명을 포함해 4명 이상의 다학제 팀을 구성하는 방식이다. 의원 단독으로 팀을 꾸리기 어려운 경우에는 지역 내 의원들이 거점지원기관과 협력하는 협력모형으로 참여할 수 있다.

거점지원기관에는 포괄 2차 종합병원, 지방의료원, 보건소, 의원 등이 참여할 수 있다. 협력모형은 인력과 시설을 개별 의원이 모두 갖추기 어려운 지역에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지역 내 의료기관과 공공기관이 함께 움직여 환자 관리 공백을 줄이는 방식이다.

정부는 참여기관에 운영지원금도 지급한다. 단독모형으로 참여하는 의원에는 연간 3000만 원, 협력모형의 거점지원기관에는 연간 1억5000만 원이 지원된다. 서비스 질, 건강성과, 환자 경험 등을 평가해 성과보상도 차등 지급한다.

진료비 보상체계도 새로 적용된다. 참여 의원은 환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진찰, 검사, 처치 등을 묶어 보상하는 통합수가제와 기존 행위별수가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통합수가제를 선택한 의원에는 수가 가산과 성과보상 확대 등 추가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환자의 추가 비용 부담은 없다. 복지부는 참여 의원이 어떤 보상 방식을 선택하더라도 환자는 기존과 같은 본인부담금으로 포괄적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의 초점은 환자 부담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의원의 일차의료 기능을 넓히는 데 맞춰져 있다.

정부가 이 사업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상급종합병원 쏠림 완화와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구축 과제가 있다. 경증·만성질환과 생활관리 영역까지 대형병원에 의존하는 구조를 줄이고, 가까운 의원에서 예방과 관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정책과도 연결되는 대목이다.

다만 시범사업이 실제 현장에서 안착하려면 참여 의원의 인력 확보가 관건이다. 의사와 간호사 외에 영양사, 물리치료사, 사회복지사 등을 안정적으로 연결해야 하고, 대면 진료와 비대면 관리, 방문서비스, 지역 돌봄 연계를 동시에 운영해야 한다. 행정 부담이 커질 경우 의원 참여가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합수가제에 대한 의료계 반응도 변수다. 정부는 포괄적 건강관리 서비스에 맞는 보상체계라고 설명하지만, 현장에서는 환자 중증도와 관리 시간, 인력 투입량이 충분히 반영되는지가 중요하다. 성과보상 기준이 지나치게 복잡하거나 실제 비용을 따라가지 못하면 사업 지속성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

고형우 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이번 시범사업이 질병치료 중심 의료에서 예방과 관리 중심 일차의료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역 주민들이 가까운 동네의원에서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국형 일차의료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은 한국형 주치의제의 제도화 가능성을 가늠하는 첫 시험대다. 동네의원이 환자의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지역 돌봄과 연결하는 구조가 자리 잡으면 만성질환 관리와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100개 의원 시범사업이 전국 단위 모델로 확장되려면 수가, 인력, 정보 연계, 환자 등록 방식에 대한 현장 검증이 먼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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