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최대어로 손꼽히던 박찬호 내야수를 전격 영입하며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두산 구단은 18일 "박찬호와 4년, 최대 80억 원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하였다. 세부 계약 조건은 계약금 50억 원, 연봉 총액 28억 원, 인센티브 2억 원으로 구성되어, 치열했던 주전 유격수 영입 경쟁에서 두산이 최종 승자가 되었음을 알렸다.
두산 구단 관계자는 박찬호 영입의 배경에 대해 "박찬호는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력을 갖춘 유격수로,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는 팀 내야의 중심을 확실하게 잡아줄 수 있는 핵심 자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공격적인 주루 능력과 리드오프로서의 역할까지 갖춰 팀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크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두산이 김재호의 은퇴로 발생한 유격수 포지션의 큰 공백을 메우고, 취약했던 공격과 주루 능력을 한 번에 강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두산은 올 시즌 이유찬, 박준영 등 여러 선수를 유격수로 시험했으나 뚜렷한 주전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FA 시장에서 해답을 찾았고, 그 결과 박찬호에게 보장액 78억 원, 최대 80억 원이라는 거액을 제시하며 영입을 최종 확정하였다.
박찬호는 계약 직후 "어린 시절 두산 베어스 야구를 보면서 꿈을 키웠는데, 그 팀의 유니폼을 입게 돼 영광스럽고 벅차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좋은 계약을 해주신 두산 베어스 박정원 구단주님께 감사드린다"는 인사와 함께, "어린 시절부터 나의 야구 모토였던 '허슬'이 두산 베어스의 상징인 '허슬두'와 잘 어울릴 것이라 생각한다"며 팀 문화에 대한 높은 이해와 적응 의지를 표명하였다. 아울러 "12년간 응원해 주신 KIA 타이거즈, 그리고 광주 팬들에게도 감사드리며 그 사랑을 잊지 않겠다"고 전 소속팀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1995년생인 박찬호는 장충고 졸업 후 2014년 KIA 타이거즈에 2차 5라운드 지명을 받고 입단하여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17년 현역 입대 후 2019년 1군에 복귀하며 주전으로 발돋움하였고, 그해 39도루를 기록하며 첫 도루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후 2022시즌에는 개인 한 시즌 최다인 42도루로 다시 도루왕에 오르는 등 KBO 리그 최고 수준의 주루 능력을 입증하였다. 그의 타격 능력 역시 꾸준히 성장하여 2023시즌에는 데뷔 후 처음으로 3할 타율(0.301) 고지를 밟았으며, 지난 시즌에는 타율 0.307, 5홈런, 61타점, 86득점, 20도루를 기록하며 타율, 안타, 홈런, 타점, 득점 부문에서 모두 커리어 하이를 달성하는 만개한 기량을 선보였다. 그는 유격수로서 2020시즌부터 올해까지 7년 연속 100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뛰어난 내구성과 안정적인 수비력을 동시에 과시해왔다. 이처럼 타격, 수비, 주루 삼박자를 고루 갖춘 박찬호의 영입은 두산 베어스에게 2026시즌 내야의 핵심이자 리드오프로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