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지명된 이혜훈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법정 기한을 넘긴 지명 26일 만인 지난 23일 열렸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진행된 이번 청문회는 후보자를 둘러싼 도덕성 검증에 화력이 집중되면서 여야 위원들의 날 선 비판이 시종일관 이어졌다. 특히 보좌진을 향한 폭언 등 이른바 갑질 논란과 자녀의 대학 입시 과정에서 불거진 특혜 의혹, 그리고 과거 12.3 비상계엄에 대한 옹호 행적 등이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 시작과 동시에 과거 자신의 언행으로 상처받은 이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사과의 뜻을 밝혔으나, 정책적 역량보다는 신상과 관련된 의문들이 청문회장의 대부분을 채웠다.
청문회 초반에는 이 후보자의 고압적인 태도와 폭언 의혹이 집중적으로 거론되었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이 후보자가 과거 의원 시절 인턴 보좌진에게 "야!"라고 부르며 고성을 지른 사례를 언급하며 공직자로서의 인격적 자질을 문제 삼았다. 특히 해당 폭언의 대상자가 후보자의 장남과 비슷한 연령대였다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청년층의 정서를 자극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 역시 이 후보자가 공무원들에게 보여온 고압적인 태도가 장관 취임 이후 부처 운영 과정에서도 나타날 가능성을 우려하며 조직 관리 능력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 성숙하지 못한 언행이었다고 인정하며 거듭 사과했으나, 예산 편성의 수장으로서 요구되는 소통 능력에 대한 우려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자녀의 대학 입시 특혜 의혹은 청문회 중반부의 가장 뜨거운 감자였다. 이 후보자의 장남이 연세대학교 입학 당시 "국위선양자" 후손 자격으로 사회기여자 전형에 응시해 합격한 사실이 쟁점이 되었다. 최은석 의원은 정치인이었던 시아버지 김태호 전 내무부 장관의 훈장을 이용해 장남이 해당 전형에 지원한 것이 일반적인 국민 정서에 부합하는지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이 후보자는 시부가 공무원으로서 평생 봉직하며 받은 청조근정훈장을 근거로 지원한 것이며, 당시 학교 측의 자격 요건을 충족했기에 규정상 문제가 없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사회적 가치와 공정성을 중시하는 최근의 입시 분위기를 고려할 때, 조부의 공적을 손자가 입시 도구로 활용한 것은 전형적인 "부모 찬스"이자 기회의 불평등을 야기하는 행태라는 질타가 이어졌다.
정치적 성향과 관련된 과거 발언 역시 엄중한 검증 대상이 되었다. 특히 2024년 발생한 12.3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취지의 행적에 대해 위원들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부정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몰아붙였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 당시 상황에서 잘못된 판단의 자리에 서 있었음을 시인하며, 내란에 동조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국가 예산을 총괄하는 핵심 부처의 수장 후보자가 헌정 질서를 유린한 사태에 대해 불투명한 인식을 보였다는 점은 향후 국정 운영의 안정성 측면에서 중대한 결격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었다.
부동산 관련 의혹인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 아파트 부정 청약 논란에 대해서도 날 선 공방이 오갔다. 장남 부부가 별거 중임에도 가점 확보를 위해 위장 기재를 한 것 아니냐는 의심에 대해 이 후보자는 혼례 직후 부부 관계가 악화된 실제 상황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공직의 무게를 감당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해당 아파트를 포기할 각오도 되어 있다고 배수진을 쳤으나, 청약 과정의 투명성과 재산 형성 과정을 둘러싼 의구심은 청문회 끝까지 해소되지 않았다.
이 후보자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자신의 지명이 이재명 대통령의 협치 의지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국가를 위해 봉사할 마지막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야권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중용된 배경을 설명하며 예산의 효율적 배분을 통해 민생 경제를 살리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그러나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온 각종 도덕성 논란과 자녀 관련 의혹, 그리고 헌법 가치에 대한 과거의 모호한 입장은 이 후보자가 넘어야 할 거대한 장벽으로 남았다. 여야의 극명한 입장 차이 속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여부가 향후 기획예산처의 연착륙과 이재명 정부의 인사 정책 향배를 결정지을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든 이번 사태에 대해 재판부가 보여준 단호한 의지는 향후 우리 사회의 법치주의를 바로 세우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김 전 장관 측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사법부의 팩트에 기반한 판결 내용은 뒤집기 어려운 강력한 증거력을 확보하고 있다. 앞으로 전개될 본안 재판에서 김 전 장관이 받게 될 법적 처벌의 수위는 12.3 사태의 진상을 규명하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과정의 정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법부의 판단은 권력의 남용이 결코 용납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남을 것이다.